박충구의 책읽기
『행복의 기원: 삶의 과정을 바라본 복지학』(The Origins of Happiness: the Science of Well-Being over the Life-Course,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8, 325p).
이 책은 파리 경제학 대학원 교수 Andrew E. Clark, 영국 런던 경제학 대학원 교수 Sarah Flèche, 동 대학 원로교수이자 『번창과 행복』 (Thrive and Happiness)의 공동저자인 Richard Layard, 그리고 위릭 경영대학(Warwick Business School) 행동과학분야 교수이자 『행복의 방정식』(Equation of Happiness)의 저자인 Nattavudh Powdthavee, 그리고 메사츄세츠 공대의 박사후보생 George Ward를 포함해 모두 다섯 명의 사회과학자들이 공동 집필했다. 이 책은 영국, 미국, 독일 ,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된 생애 단계별 사회과학적자료를 분석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종래의 지엽적 행복론에 비하여 이 책의 내용은 다분히 종합적이고도 입체적인 이론을 결과하고 있어서 흥미를 가지기에 부족함이 없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찾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찾고 있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심지어 행복에 관한 다양한 이론이 담겨있는 책을 읽어 보아도 행복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행복에 대한 이해가 어려운 까닭은 여러 이론들이 각기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별개의 이론을 전개해 왔기 때문이다. 아마도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오늘날까지 설득력을 가지는 행복 이론은 인간의 주관적 감정을 중시하는 지복주의(hedonism)라 할 것이다. 지복주의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얻으려는 삶의 목적을 주관적인 즐거움(pleasure)에서 찾으려 했다. 여기서 행복한 삶이란 즐거운 감정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극소화하는 길에서 찾을 수 있다는 보편적인 공리가 나왔다.
그러나 지복주의의 그 주관적인 즐거움에 대한 이해는 금욕적인 이해에서부터 일시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등 그 폭과 다양성이 상당하여 행복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이해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18세기 이후 형성된 욕망 충족 이론이다. 이 이론은 우리의 오랜 경험에서 형성된 삶의 욕망 목록에 따라 그것을 성취하는 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여겨 비교적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행복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행복이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데에서 얻어진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지복주의가 주관적인 행복의 총량을 중시하는 데 비하여 과거의 경험에서 나온 행복 목록에 제한받고 있다는 약점이 있다.
근래 들어 재래의 이론들에 더하여 보다 의미론적이며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행복을 규명하려는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다. 다니엘 헤브론(Daniel Haybron)의 감정 상태이론(emotional- state theory)이나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의 객관적인 행복이해의 구조는 바로 이런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지복주의가 즐거운 삶(pleasant life)에서 행복을 찾았다면, 욕망이론은 좋은 것과의 관계(good life)에서, 그리고 심리학적인 감정을 중시하는 이론은 의미있는 삶(meaningful life)의 구현에서 행복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이 세 가지 행복론을 종합하여 보다 근원적인 행복을 “충만한 삶”에서 찾으려는 흐름도 생겨났다.
이 책은 이런 재래의 행복 이해와는 다소 성격이 다른 방법으로 인간의 행복을 찾는다. 행복이 무엇인가를 찾는 연역적 방법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되어 있는 과거의 경험적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양적 언어로(2쪽)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성향을 규명 했기 때문이다.
색다른 종합적 관점
저자들은 재래의 행복론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과거의 행복론은 각기 특정한 관심에 제한된 행복이론이라는 성격과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인을 개별적으로만이 아니라, 그리고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이들은 무엇이 인간에게 행복을, 삶의 만족을 느끼게 하는가에 대하여 질문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방법은 삶에 대한 만족도, 자신의 불만이나 만족을 담고 있는 감정이나 기분을 계량화함으로써 다분히 지복주의적인 평가 기준을 적용했다.
따라서 이 책은 방법론적 측면에서 몇 가지 매우 흥미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이 책을 쓴 다섯 명의 공동 저자들이 전통적인 이론에 대한 사유와 분석보다 실질적인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사회적 데이터를 분석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특히 1970년에 태어난 집단, 그리고 1991년에서 1992년에 태어난 아이들을 추적한 영국의 출생집단연구 자료(Birth Cohort Studies)를 제공받아 분석했으며, 이 밖에도 미국, 독일,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호구조사 및 사회 집단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분석함으로써 행복이 무엇인가 라는 관념적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경험적 자료를 살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둘째, 이와 같이 이 책은 이미 연구된 사회과학적 자료를 분석했지만 그 결과는 다분히 이전의 행복론 보다 종합적인, 그리고 객관적으로 수치화한 평가를 통하여 심리학적인 행복의 비밀을 찾고 있다는 데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이 행복의 신비는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사회적 환경과 상호 관련성을 가지고 있었다. 셋째, 이 책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다분히 개관적으로 규명하여 하나의 행복 지도를 그려내고 있다는 데 커다란 장점이 있다. 그 결과 이 책은 마치 유전자 지도를 보고 유전자 치료를 하듯 사람의 행복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을 표적으로 삼아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이 규명하고 있는 인간의 행복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은 각기 행복의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규명한 행복 지도를 이용하여 사람들이 보다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회 정책을 세워나간다면 결과적으로 개인이나 사회에서 사람이 누리는 행복의 총량을 늘여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안내 표지로 기능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인간의 행복을 총체적으로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처럼 사회 정책적 관점에서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구상할 수 있는 행복의 사회 공학적 지평까지 그 관심의 폭을 넓혔다.
구조와 내용
이 책에는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이 전제되어 있다. 즉, “인간의 생애 주기 동안 - 유아기에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가?”(15쪽)라는 질문이다. 달리 표현한다면 “행복을 결과하는 우리 삶의 요소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저자들은 이 책의 1부에서 어른의 삶에서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살피고 있다. 앞의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이 책은 1970년생 영국의 출생집단연구 자료를 분석하며 그 답을 찾았다. 분석 항목은 어른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로서 소득, 교육의 정도, 직장, 배우자와의 관계, 마음과 몸의 건강, 범죄, 사회규범과 제도, 노후의 행복 등을 선정했다. 이런 요소를 분석하면서 이 책은 어떤 요소가 삶의 만족을 가져오는 데 더욱 큰 영향을 끼치는가를 살폈다. 그리고 각 요인들을 분석하면서 각 요인의 영향을 가감하는 요소로서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비교의식과 적응능력도 살폈다.
성인의 행복을 분석한 결과(Adult- outcomes), 저자들은 기존의 행복이론이 가지고 있었던 관점과는 상당히 다른 요소를 찾아냈다. 사실 오랜 동안 사회정책의 관점에서 인간의 행복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은 경제력, 곧 금전으로 간주되어 왔었다. 하지만 근래에 이르러 사람들은 경제 성장이 인간의 행복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소득이 아닌 보다 더 깊은 요인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개인 생활의 주된 목표를 부의 획득이나 소유에 두었던 태도를 버리고 우리가 얼마나 삶을 즐기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행복을 평가하려 하였다. 따라서 국민의 행복을 창출하고 불행을 극소화하는 데 관심을 가진 정치가나 사회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은 두 가지 측면에서 명료한 답을 얻는 데 실패했다. 첫째는 경제적 요인이 인간의 행복과 상관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무엇이 행복을 증진하는 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삶을 향유하는 데에 행복이 있다고 본다면 삶의 향유에 대한 평가기준이나 조건이 보다 명료하게 밝혀져야 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둘째는 새로운 대안적 사고를 찾으면서도 사회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그 평가 기준을 돈(비용)과 효용성이라는 관계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회 정책의 유불리를 효용론적인 측면에서 분석할 수밖에 없지만 그 평가 기준은 삶을 향유하는 것 자체가 아닌 돈이라는 기준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소득을 증대하기 위하여 사람들은 교육에 투자하고, 더 나은 소득을 얻는 데 많은 관심을 들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인간이 찾는 행복의 기원이 보다 더 높은 소득을 얻는 데 있을 것이라는 일반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성인의 삶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의 크고 작은 요인들을 살피면서 얻은 소결론은, 적어도 성인의 삶에서 행복은 단순한 소득의 증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성인에게 가장 지대하게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성인의 정신세계를 형성해온 뿌리였다. 그것은 성인이 어렸던 아동기에 받아 형성되어온 정신적 건강이었다. 정신적 건강은 일반적으로 신체적 건강 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판명이 되었다. 아이의 정신 건강에 심원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1차적으로 어머니의 정신 건강, 그리고 이에 더하여 초, 중등 학교생활과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영향이었다. 결국 성인의 정신 건강에 근원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동기에 받은 정신 건강의 질이라는 것이다. 이 책 1부는 아동기부터 형성된 성인의 정신 건강이 행복의 연원일 것이라는 하나의 결론에 이르고 있다.
이 책 2부에서는 어린이가 행복을 느끼는 요인을 부모의 사회적이며 심리적인 특성에서 찾았다. 예컨대 부모의 소득, 교육정도, 양육방식, 조화로운 가족, 그리고 좋은 정신 건강 등이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아이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다분히 학교생활과 교사와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거나 그렇지 못하는 등 교육환경에 영향을 받게 되는 데 이 연구는 이 영향을 매우 중차대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에 유전적 요인을 더하여)은 아이가 자라면서 세 가지 주요한 삶의 차원 – 즉 지적, 행동적, 그리고 정서적 발달을 형성하난 데 크게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것을 일러 이 책은 “아동기의 결과물”(child outcomes)이라고 개념화 하였다. 아동기의 행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부모가 지난 사회적 특성들과 학교생활인 것이다.
사실 그동안 인간의 행복에 대한 이론은 대부분 성인의 즐거움, 성인이 생각하는 행복 리스트, 혹은 유의미한 삶의 가치 등과 같이 대부분 성인 중심적인 것이었다. 이와는 달리 이 책은 부모가 아이의 행복, 행동, 그리고 학문적 수행 능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하여, 그리고 학교와 선생님들은 부모와 비교하여 어떻게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가에 대하여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분과 감정을 분석했다. 앞선 1부에서 성인의 전체 삶의 각 단계에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인을 추적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아동기의 정신건강이 성인의 행복에 다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에 이른 것이다.
성인의 경우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조건들은 교육, 수입, 직장, 배우자와의 관계, 범죄유무 등이었던 반면 아이들이 행복을 느끼는 구조는 가족의 수입, 일하는 부모, 부모역할과 부모의 정신적 건강, 가족갈등, 그리고 학교생활 등 이었다. 따라서 어린 시절 아이의 행복을 가늠하게 하는 것은 가정의 경제적 정도, 아버지의 취업 상태, 부모의 육아 유형, 그리고 가족관계의 안정성과 엄마의 정신건강이었다. 가정의 경제적 여건은 아이의 지적발달에 상당부분 영향을 주게 되는 데 좋은 가정의 경제적 조건은 부모의 높은 교육과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의 행동발달은 개인적 삶과 친밀성에 영향을 받으며, 아이의 정서적 발달은 가족 구성원의 정신적 및 육체적 건강이 주요한 동인(動因)이 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내용을 이 책은 성인기의 결과(Adult outcomes)에 상응하는 아동기의 결과(child outcomes)라고 명명하고 있다. 아동기에 결과하는 아이의 행복은 다분히 어른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이어서 일종의 사회적 유전자 결정론에 가까운 이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아이는 자신이 선택하기에 앞서 특정한 사회, 경제적 및 정신적 조건을 가진 부모에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부모 밑에서 형성된 어릴 때의 정신 건강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지는 정신 건강의 성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다. 이런 이유에서 심리학자들은 11살 정도 아이를 보면 그 아이의 미래의 삶을 대략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아동기는 부모에게 깊이 영향을 받고, 어른은 자신의 아동기의 정신적 건강에 행복의 연원을 두고 있는 셈이다.
이 책 3부에서는 앞서 논의한 모든 정보에 근거하여 보다 행복한 어른, 행복한 아이가 살아갈 수 있는 요인들을 강화하기 위한 사회 정책 형성 과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사회 정책 입안자가 어떤 시각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사회 정책의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 영국 수상이었던 대쳐(Margaret Thatcher)는 영국인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부를 증진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신자유주의 정책의 선봉장 노릇을 했다. 그 결과 그녀는 사회 정책을 입안하면서 부를 증대시킬 수 있는 수단인 기업을 편들었고 국민의 건강, 아동보호, 노인 복지, 법과 질서 유지, 환경 개선 등에 사용되는 복지 예산을 소비성 경비라 간주하여 축소시키는 정치가가 되었다.
반면 독일 총리 메르켈(Angela Merkel)은 대처의 방법과는 달리 “국민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에 따라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211쪽), 그 결과 3선에 성공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다분히 메르켈의 관점을 응용하여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생애 주기를 걸치며 무엇에서 행복을 느끼고 중요하게 여기는가를 과거의 경험적 데이터를 살핌으로써 그 행복의 뿌리를 찾으려 했던 것이다.
사회 정책 입안자나 정치가의 입장에서 이 연구가 밝히고 있는 행복의 장단기적 요인들을 규명하고 그 개별 요인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을 강화하고, 부정적인 측면을 지양하는 목표에 따라 사회정책을 입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개인이 얻는 행복은 개인의 노력이나 기여에 앞서 일종의 주어진 요소, 즉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정신적 건강, 그리고 사회적 자원에도 다분히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동시에 한 인간의 행복을 형성하는 요인을 사회 정책으로 수정하거나 교정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행복은 오늘날 개인의 영역만이 아니라 국가나 사회 정책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맺는 말
일반적으로 부유하면 더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일종의 환상인 셈이다. 행복은 돈으로 사거나 학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행복은 어릴 때부터 행동발달 과정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누리며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되어 누리는 열매와 같은 것이다. 물론 행복은 돈도, 사회적 지위도, 관계의 안정성도 모두 필요로 한다. 하지만 행복을 불러오는 요소로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릴 때부터 형성해온 정신적 관계, 즉 부모에게, 특히 어머니, 학교생활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정신적이며 관계적인 영향이라고 이 책은 주장하고 있다.
만일 이러한 이해구조를 우리가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하여 삶의 주기 각 단계에 어떻게 우리가 행복 요인에 개입하거나 조정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성인기에 우리는 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하여 각 행복의 요인들을 어떻게 통제하고 조정하거나 개입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혹은 아동기에 형성되는 결과에서 보다 긍정적인 요소를 증대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어떻게 아이들의 삶에 개입할 수 있을까도 생각해 봐야 한다. 혹은 아이의 가족관계나 학교생활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 것인가 등을 고민하며 우리는 교육, 사회, 정치적인 차원에서 보다 나은 정책을 세우는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를 직면해야 한다.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새로운 시각은 돈과 교육중심의 정치-교육 철학보다 한 아이의 정서적 건강을 잘 가꾸어 주는 집안, 사회, 나라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게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영향을 받는 아이의 정신세계는 성인이 되어 얻는 행복의 연원인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들이 사용한 원 자료가 비교적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선진국에서 얻은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적 안정과 사회 복지가 잘 구비된 사회에서의 행복론과 가난한 나라의 행복론은 유사성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충분히 교육받지 못한 부모에게서, 좋은 사회적 자원을 가지지 못한 세계에서 태어난 이들의 행복은 어떻게 분석되고 이해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Tuesday, July 24, 2018
행복의 기원. 본질과 현상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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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and Justice in Solid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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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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