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나는 문규현 신부를 만나 함께 망월동 묘역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이틀을 함께 지내면서 나는 그 분이 얼마나 어린아기 같은 마음으로 분단된 조국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마음 깊이 느꼈다. 그런데 오늘 그가 지리산 노고산 언덕에서 한반도의 생명과 평화와 민주주의를 기원하는 험한 고행의 길을 시작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감신대 강의 시간에 한번 오시기를 청하며 다시 한번 만나뵙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의 반생명, 반민주, 반평화적인 행태에 저항하는 길을 수경스님과 더불어 가기 시작하셨구나! 오체투지, 자갈밭에 온 몸을 부딪히며 민족의 죄와 고통을 짊어지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메이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과 존경과 사랑의 감정에 내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솟는다. 노고산 언덕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그 분의 기도문이 담긴 인터넷 주소를 여기 적는다. http://www.mncast.com/player/index.asp?mnum=5648424&prevmnum=5648288
오늘 나는 우리 감신대의 누군가가 신임총장을 공개비난하기 위하여 그동안 학내에서 일었던 표절시비를 연장하여 모든 신문사에 제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소식 또한 가슴이 아프고 마음 깊은 곳에서 슬픔을 불러온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내몰아야 되는 것인가? 어느 분들은 민족의 미래를 내다보며 생명, 평화, 그리고 민주의 길을 열어가는 데, 감신대의 사람들은 교회와 제자들 앞에서 염치도 없이 권력싸움에 날새는 줄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그들과 동시대의 역사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들과 다름없이 죄인이 된 심정이다. 오래전 카나다에서 만난 장성환 목사님이 자신의 목회 40년을 돌아보며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내가 보낸 목회의 여정은 인간이 죄인이라는 명제를 경험으로 이해하는 기간이었다." 생명과 평화와 민주를 위하여 사는 길에 죄인이 되는 이와 권력다툼에 날을 새는 죄인을 생각해 본다. 한 편은 맑고 희망적인 슬픔을 가져오지만 다른 한 편은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는 수치스러운 슬픔을 가져온다. 감신인 모두의 수치를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얼굴을 생각한다.
Monday, September 8, 2008
두 가지 슬픈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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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and Justice in Solid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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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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