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der Liebe suchen die meisten ewige Heimat. Andere, sehr wenige aber, das ewige Reisen.“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에서 영원한 고향을 찾으려 하지만 아주 적은 소수의 사람들은 사랑에서 영원한 여정을 얻는다."
발터 벤자민
사랑에서 영원한 고향을 찾는 이들은 자신의 사랑이 결국 영원한 고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유약한 인간이 나누는 사랑은 인간성의 한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유한성은 너무나 많다. 지난 기억을 망각하기도 하고, 스스로 변하기도 하며, 육체적 사랑의 기준이 바뀌기도 하고, 사랑의 환타지가 유지되지 않을 때에는 사랑했던 이를 증오의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며, 간혹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기도 한다. 그리고 식어버린 사랑 앞에서 망연자실해 하는 이들도 있다.
벤자민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사랑 안에서 영원한 여정을 찾는다고 하였다. 끝나지 않는 영원한 여정이 어디 있을까 생각되지만 그것은 사실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하는 삶을 의미한다. 즉 사랑이란 삶의 동행자로서 삶을 함께 하는 데 있지 특정한 행복이라는 목적에 도달하는 데 있지 않다는 의미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영원한 여정을 함께 하는 길이 아니면 참된 사랑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쉼과 평화와 인정과 깊은 위로가 있는 고향과 같은 사랑,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무한히 풍요로운 사랑, 그것만으로 사랑을 말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이란 인간다움이 유지되는 관계를 벗어날 때 참된 사랑의 의미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의 감정이 우리를 부드럽게 하고, 한없이 낮아지게도 하며, 끝없는 인내를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랑이 시험을 받는 최후의 자리는 우리의 인간성이다. 참된 인간됨이 결여된 사랑은 그만큼 비극적일 수 밖에 없다. 인간다움이 결여된 사랑은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를 주고, 스스로에게 고통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다움에 성실한 것이 필요한 것은 사랑만이 아니다.
전설적 UCLA코치인 우든(Wooden)은 선수들에게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그는 성공에 대하여 스스로 정의하기를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팀의 목표 혹은 승리를 예측하지 않았다. 운동 선수에게 승리가 목적이 아니라는 말이 이상하지만 운동선수가 아닌 인간에게는 승리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합에 나가서 이기는 것을 목표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시합을 하는 데에서 성실한 결과 승리를 한 것과 이기기 위하여 싸운 것과는 "그들의 인간다움"에 있어서 질적인 차이가 있다.
승자는 웃고, 패자는 우는 것이 아니라, 승자는 패자를 이해하고, 패자는 진심으로 승자를 축하해 주는 인간다움이 없는 그런 게임은 사실상 나는 하기 싫다. 그래서 악착같이 싸우자는 사람에게 져 준적도 많다. 이기기 위해 싸우는 이들은 이기지 못할 경우 이기지 못한 이유를 찾아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구성원을 괴롭힌다. 우든은 성실한 삶의 원칙을 세가지 들었는 데, 늦지 않기, 동료를 비난하지 않기, 그리고 승리를 예측하지 않기라고 하였다. 아주 큰 의미를 담은 개념들은 아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가 얼마나 성실한 인간다움을 지닌 선생이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요즈음 일종의 두려운 마음이 든다. 목사들의 세계에서 진동하는 "사려깊지 못함과 비인간다움"의 냄새가 역겹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종교인들이 목사들의 정신세계보다 더 깊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고도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들이 인간의 얼굴을 잃어간다면 결국 우리는 비인간의 세계로 몰락할 수 밖에 없다. 삶을 사는 방식도, 사랑도. 시합도, 싸움도 그래서 비인간적이 된다. 구원을 설파하는 종교는 이 비인간성에서 인간성을 구해 내는 데에서 영혼구원의 의미를 밝혀야 되지 않을까. 사랑과 영혼 구원을 전매한 사람처럼 노래하면서 비인간성을 부추기는 종교인만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Friday, July 15, 2011
사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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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and Justice in Solid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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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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