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30, 2008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성명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 우린 분노한다"



"거짓 예언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양의 탈을 쓰고 너희에게 나타나지마는 속에는 사나운 이리가 들어 있다. 너희는 행위를 보고 그들을 알게 될 것이다. 가시나무에서 어떻게 포도를 딸 수 있으며 엉겅퀴에서 어떻게 무화과를 딸 수 있겠느냐?"(마태복음 7장 15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을 상대로 마구 저지르는 오늘의 폭력상과 거짓들을 지켜보며 우리는 분노합니다. 주권재민을 힘껏 외치는 시민들의 고뇌를 마음에 품고 오로지 기도에 집중하기 위해 사제들이 오늘까지 이렇다 할 의견표명과 행동 없이 침묵 중에 지냈으나 이제 그런 절제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국민이 그토록 간절하게 호소하건만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자진 굴복하여 문제의 쇠고기와 위험한 부속물 수입을 전면 허용해버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들끓는 국민여론을 제압하기 위해 몽둥이와 방패로 시민들을 패고 내려찍으며 무참히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이로써 촛불에 담겼던 간곡한 뜻은 짓밟혔고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의 존립근거에 대하여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 그리고 한나라당의 교만과 무지를 탄식하면서 그들의 병든 양심을 교회의 이름으로 엄중하게 꾸짖고자 합니다. 아울러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해야 하는 사제의 양심에 따라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먼저 보수언론의 폐해를 지적합니다. 참여정부 시절 광우병의 위험성을 무섭게 따지고 들다가 현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산 쇠고기의 절대 안전을 강변하는 조선·중앙·동아일보의 표변과 후안무치는 가히 경악할 일입니다. 정론직필의 본분의 버리고 이해득실에 따라 말을 뒤집는 언론의 실상이 널리 알려진 것은 만시지탄이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국가정책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국민을 속이고 있는 현실은 더욱 큰 불행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이 순진하다고 착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그의 궤적을 잘 알면서도 혹시 경제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싶어 지난 대선의 결과를 빚어낸 것뿐입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기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금번 쇠고기 협상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도 울분을 터뜨릴 일이지만, 높이 받들고 깊이 새겨야 할 천심을 폭력으로 억누르는 정부의 교만한 태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저 미국에 충성하려 드는 맹목적 사대주의도 딱한 일이거니와 오늘 우리 사회에 불어닥친 재앙은 무엇보다도 돈을 위해 정신의 가치를 값싸게 여기는 정부의 경박한 물신숭배에서 비롯했음을 지적합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값싸고 질 좋은 외국산 쇠고기가 아니라 모두가 공생공락하는 드높은 자존감입니다.

국제적 망신을 일으킨 졸속협상이나마 정부의 주장대로 이에 복종하는 것이 한미FTA 체결 조건에 유리하고, 그래서 자유무역이 혹시 경제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억측이 설령 옳다고 가정해도 그 결과는 이미 굳어질 대로 굳어진 양극화 현상을 더욱 극단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게 교회의 판단입니다. 결국 정부는 불행한 미래를 강요하는 수단으로 공권력을 악용하여 국민의 통곡과 신음을 억지로 틀어막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요한복음 1장 5절)는 성경 말씀을 묵상하면서 오늘까지 촛불을 지켰던 민심을 지지하고 격려합니다. 우리 사제들은 청정한 수도자들과 전국의 모든 교우들과 함께 무장경찰들의 폭력에 숭고한 촛불의 뜻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 드리고자 합니다. 정부는 원천봉쇄와 강경진압 그리고 오늘 아침에 벌어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압수수색과 체포 따위로 진실을 어둠에 가두려고 하겠지만 이런 모진 마음 때문에 국민이 받은 상처와 모욕은 더욱 깊어만 갈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대통령에게 호소합니다.


1. 국민은 너그럽습니다. 대통령은 우선 쇠고기 협상의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 앞에 겸손하게 사죄를 청하는 뜻으로 장관 고시를 폐하고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선언하길 바랍니다.

2. 먼저 들으셔야합니다. 소통을 강조하는 대통령은 먼저 국민의 소리를 들으시고 그 진실을 깊이 헤아린 다음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길 바랍니다.

3. 국민은 현명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국민 건강의 안전성과 이를 보증할 검역주권입니다. 일부 언론이 쇠고기 문제를 친미와 반미, 진보와 보수의 이념갈등으로 몰아감으로써 핵심을 왜곡하지 말아야 합니다.

4. 과잉 폭력진압을 지시한 어청수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시위 중 연행된 사람들과 대책회의 구속자들을 전원 석방하십시오. 그리하여 존엄을 바라는 국민의 상처를 씻어주길 바랍니다.

5. 국민 여러분에게도 호소합니다. 촛불은 평화의 상징이며 기도의 무기이며 비폭력의 꽃입니다. 우리가 비폭력의 정신에 철저해야만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신앙인에게 호소합니다. 촛불은 안으로는 내면의 욕심을 불태우고, 밖으로는 어둠을 밝히는 평화의 수단입니다. 저마다 마음을 비우고 맑게 하여 지친 세상을 위로하고 서로에게 빛이 됩시다.


2008년 6월 3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Mad Cow Disease and Anti-Democratic Leadership

나는 1983년에서 6년까지 독일 쾰른/본 지역에서 살았습니다. 당시 나는 독일 유학생으로 Bonn대학 박사과정에 적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당시 광우병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건도 있어났습니다. 농축업자들이 초식 동물을 단 시간내 살찌우기 위하여 사료에 동종단백질을 섞었고, 이 동물성 사료를 먹었던 소들이 집단적으로 광우병에 걸려 쓰러진 것입니다. 이 사건이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를 불러온 Mad Cow Diesease사건이 된 것입니다. 동물성 사료를 먹고 자란 소들 중 특히 20개월 이상이 된 소들에게서 광우병이 집단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런 사건은 몇몇 나라에서 자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하여 20개월 이상이 된 소 고기의 수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게 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입니다.

축산업자들의 경우 20개월 이상 소를 키우는 것은 수지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 즉 최고의 수익율이 나는 시점이 18개월에서 20개월 정도 소가 자랐을 때 잡아 파는 것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종류의 소들은 20개월 이상 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첫째는 젖소들입니다. 젖을 많이 내는 소는 계속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새끼를 낳는 소는 계속 키워야 합니다. 이런 소들이 소위 30개월 이상 자란 소라는 개념에 주종을 이룹니다. 문제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소를 키울 때 유럽과는 달리 동물성 사료를 엄격하게 금지하지 않아왔다는 데 있습니다. 즉 동물성 사료를 먹고 자란 30개월 이상이 된 소들이 15-20% 정도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식탁에 올리는 소고기는 당연히 20개월 미만의 소고기입니다. 그들은 내장이나, 뼈부위를 억지 않습니다. 내장이나 척수, 꼬리 뼈부위가 SRM물질로 분류되어 변형 단백질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되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미국인들이 먹는 소고기와 동일한 소고기를 우리가 먹는다는 주장은 이런 의미에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우리의 식생활 습관과 미국인이 다르고, 미국인들이 자국에서 파는 소고기의 질은 시장의 논리아래 질 좋은 고기를 내다 팔아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은 업자들이 무작정 싼 고기를 사다 팔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양심을 지키며 국민들의 건강을 배려하라는 것은 연목구어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런 사실을 짐짓 모르는 체하며 그들이 전략적으로 동의한 협상내용을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르고 이제 와서는 촛불 시위대를 향하여 언론을 통하여 온갖 혐의를 다 뒤집어 쒸우고 있습니다. 우파들의 시위에 해병대 역전의 용사들이 예비군복을 입고 나와 사위를 해도 아무말 하지 않던 정부가 예비군복을 입고 시위하는 이들을 처벌할 법을 만들겠다고 하고, 평화시위를 하는 이들을 향하여 물대포를 쏘고, 최류탄액을 발사한다고 합니다. 전경들 수천명을 동원하며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정부는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국민을 두려워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군사독재자들과 다를 바가 없는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것과 평화 시위대를 공격하고, 언론을 동원하여 음해하는 정부는 민주적인 국민의 정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것은 특정 집단의 정치적 이해를 옹호하기 위하여 동원된 공권력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1980년 광주항쟁도 사실 따지고 보면 군사독재 정권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전두환 정부의 과잉행위였습니다. 그 근본 원인은 국민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국민을 설득할만한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권력과 권위를 남용할 수 있는 지위들을 독차지 하고 있었지요. 역사는 이 사건을 두 가지로 평가했습니다. 당시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은 독재정권의 나팔수가 되었지요. 이들의 평가는 전국민을 속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유언비어처럼 떠도는 이야기에서 국민은 진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우리 가족들에게 헌혈을 금지시켰습니다. 그 사유는 우리가 광우병이 발생한 유럽 지역에 살았기 때문입니다. 즉 광우병이 발발했던 1980년대 유럽에 살았던 이들의 몸에는 광우병 발생물질인 프리온 단백질이 섞여 있을 수 있으므로, 헌혈을 금지시킨 것입니다. 이 기준을 적용한다면 광우병 물질이 담겨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만의 하나라도 있다면 정부는 광우병 물질이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지 않도록 조처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 정부는 미국 축산업자들의 입이되어 광우병 물질이 담겨있을지도 모르는 소고기를 안전하다고 연일 선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인지 미국 축산업자들의 정부인지 헛갈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만일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이 된다면, 우리는 강요되어 미국산 소고기를 먹게 됩니다. 안 사먹으면 그만 이라는 말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식생활은 가정에서 만들어진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식당에서는 값싼 소고기를 사다 음식을 만들것이며, 급식처, 군대, 공장, 모든 수익을 남기려는 식당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고기를 사다가 음식의 재료로 사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자녀 손자들이 만의 하나 광우병 물질이 들어 있을 수 있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 가능성이 적으므로 염려할 바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광우병에 일단 걸리면 그 사람의 생명의 질은 최하위로 떨어지고, 뇌가 붕괴되어 모든 신경계와 근육이 주저앉게 됩니다. 미국에서 광우병걸린 소와 주저앉은 소가 반드시 연관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광우병 걸린 소의 전형적인 특징이 주저앉는 소가 된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은 수천년 동안 자연속에서 식품으로서의 안정성이 확인 된 것들입니다. 요즈음 유전자를 변형시켜서 변종을 만든 GMO식품들도 적지 않게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콩은 콩이고, 옥수수는 옥수수지만 그 변형된 유전자가 우리 몸에 들어와 생명의 안정성은 해할 수 있다는 염려때문에 우리는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하여 편안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는 것입니다. 국민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사회는 유전자 변형 재료를 0.3% 이상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에 대하여 인식이 부족한 나라들은 법조항 조차 만들어 놓지 않았습니다. 그런 나라에 미국이 생산한 유전자 변형 식품들이 수출되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미국은 외국에서 30개월 이상된 소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30개월 이상 된 소고기만이 아니라 SRM물질까지 모두 수입하도록 협상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재협상은 불가하다 한다면 이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인지 미국 축산업자들의 정부인지 정말 헛갈리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이번 추가협상을 통하여 무엇인가 바꾸었다고 하지만 아래 문건을 읽어보면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기만적인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때부터 진실공방이 꼬리를 물더니, 국가 행정을 하면서도 이들은 기만적인 방법과 선전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 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국민들이 어리석어 보여도 진실은 밝혀지는 법입니다. 이런 정부에 의하여 앞으로 남은 이명박 정부 임기동안 국민들이 잘 참고 견딜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효율적인 정치를 하는 정부라면 이런 사태를 전문적으로 검토하고, 비효율적인 국민과의 충돌은 피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일 것입니다. 이제라도 더이상의 고비용,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서 재협상을 통하여 검역 주권을 되찾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정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완용이는 우리나라 주권을 일본에게 넘기는 것이 우리 나라에 유리한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의 정치적 판단은 후세 대대로 매국노라는 이름을 초래했습니다.

정치는 국민 편에서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 어떤 다른 가치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과 안전 그리고 평화보다 더 높을 수 없습니다. 제대로 된 정치가라면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정부는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여 개인만이 나이라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이상한 정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정부에 대한 비판과 평화적 시위를 통한 의사표시는 보장되어야 하고, 정중하게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 한 복판에서 국민들을 향한 물대포를 쏘고, 전경들의 방패로 국민을 위협하는 작태를 보이며 평화적인 시위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국민의 합의와 시위가 두렵다면 정부가 재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정부가 치러야 할 국민과의 갈등이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다란 비용입니다.

한나라당의 전신은 민정당이고, 민정당의 전신은 군부독재 정권입니다. 이제 그들이 다시 집결하여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국민들의 의사를 노골적으로 진압하려 하고 있습니다. 조갑제 식의 낡은 수법인 적색이데올로기를 사용하는가 하면, 공안정국으로의 회귀를 시도하기로 작정한 것 같습니다. 이런 반민주적인 작태에 대하여 민주주의를 뼈아프게 성취해온 우리 역사가 침묵할 리 없습니다. 어리석은 정권은 국민을 업수히 여깁니다. 우리 국민들은 착해서 광주항쟁을 진압한 전두환을 살려주고, 박정희 시대의 고깃가마를 그리워하다가 국민됨의 본질을 잃게 되었습니다. 또다시 곤봉을 맞고, 군화발에 짓밟히게 된 것입니다. 박정희 시대에 영달을 이룬 이들은 바로 군부독재의 그늘아래 기회를 얻은 이들입니다.

이들의 반민주적 권력을 탄핵하고 비판하는 것은 역사적인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어던 방법으로든지 국민들은 저항할 것이며, 권력을 조롱할 것입니다. 국민을 섬기지 않은 권력에 대해서는 나 부터라도 그 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전경의 군홧발에 짓밟힌 여성들이 나오고, 성직자들이 구타를 당하며, 정부에 의하여 시민들이 폭도로 몰리고 있습니다. 강경진압정책이라는 어리석은 게임을 조장하는 구태를 벗지 못한 권위주의적 관료들은 그들의 행위가 국민들에게 심판받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자들이 기독교를 대표하고, 기독교 세력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우리 기독교인들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성서 밖에 서 있는 자들을 정당화하고 연대하며 추천하는 일은 기독교 사상을 천박한 이익을 쫒는 정치 파당에 종속된 것으로 만들려는 경박한 행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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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추가협상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해진 것인가요?

아닙니다.

정부 말을 다 믿는다 쳐도 이전에는 수입금지되었던 창자를 말하는 곱창, 막창과 회수육(AMR), 분쇄육, 등뼈, 사골뼈, 꼬리뼈, 혀가 제한없이 수입됩니다. 그리고 이 부위는 한국사람이 가장 잘 먹는 부위이지만 광우병 위험이 있는 부위입니다. 곱창은 유럽연합에서는 연령과 상관없이 전체가 광우병 위험부위로 지정되어있고 회수육은 척수조직이 88%에서 포함되어 있어 미국에서도 학교급식에서 금지되었습니다. 혀는 유럽과학위원회에서 편도조직이 붙어있다는 것을 확인하여 프랑스에서는 실질적으로 혀요리가 금지되었습니다.

소곱창은 곰탕이나 설렁탕에 들어가며 직접 먹기도 합니다. 회수육은 일부 햄버거나 피자, 소시지 등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혀 요리는 편육이나 수육으로 사용됩니다. 결국 정부의 추가협상은 실제로 한국사람이 먹는 위험부위는 하나도 수입을 금지하지 못했습니다. 추가협상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하나도 담보되지 않은 것입니다.

2. 정부는 '품질 시스템 평가(QSA)'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차단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거짓말입니다.

우선 이번 30개월 이상을 수입금지 한다는 QSA 프로그램은 일시적 조치이고 그 기간은 길어야 1년 정도라고 예상됩니다. 그 기간을 정하는 것은 미국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안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길어야 1년 뒤면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조삼모사라는 거죠.

또한 QSA는 민간자율프로그램으로 예전에 국내에 있었던 '품' 마크를 농산물에 실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즉 미국 쇠고기 업체에서 알아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실효성이 전혀 없습니다. 미국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QSA 보다 훨씬 강력한 '수출 증명(EV)' 프로그램이 작동되던 지난 2006년~2007년에도 전체 미국산 쇠고기 수입건수의 50% 이상에서 뼛조각이 적발되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갈비통뼈가 9번, SRM인 등뼈가 2번이나 적발되었습니다. 정부가 직접 보증하는 수출증명 프로그램으로도 50%이상이 수입위생조건을 어기는데 기업들이 알아서 실시하고 정부가 간접 보증하는 QSA 프로그램이 지켜진다는 것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입니다.

3. 이번 추가 협상에서 SRM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하던데요?

거짓말입니다.

추가협상을 통해서는 4월 19일 졸속 협상으로 합의한 수입 위생 조건의 SRM 규정을 단 한글자도 바꾸지 못했습니다. 다만 30개월 미만의 뇌, 눈, 척수, 머리뼈 등 4개 부위는 "특정 위험 물질(SRM)은 아니지만 한국 수입업자의 주문이 없으면 반송 조치하겠다"고 정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들 4개 부위는 EU,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등에서는 특정위험물질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위는 0.001g, 즉 후추 한알 정도만 들어와도 위험합니다. 그런데 이번 추가협상은 소량의 뇌, 척수, 머리뼈 등은 수입을 허용했습니다. 머리뼈조각은 머리뼈가 아니고 척수조각은 척수가 아니라는 해괴한 주장입니다.

정부가 전면적으로 수입을 허용한 곱창이나 막창도 EU에서는 특정위험물질입니다. EU는 십이지장에서부터 직장에 이르는 모든 내장과 장 사이에 붙어 있는 장간막까지 제거를 의무화하고 사료로도 쓸 수 없게 합니다.

뇌, 안구 머리뼈 등을 누가 먹습니까? 하지만 정작 한국사람이 즐겨먹는 곱창, 척수조직이 포함되는 회수육, 편도가 붙어있는 혀도 수입됩니다. 무엇을 막았다는 것입니까? 정작 한국사람이 잘 먹는 광우병 위험부위는 하나도 막지 못했습니다.

4. 이번 추가협상에서 검역 권한을 강화했다고 하던데요?

거짓말입니다.

수출용 작업장의 승인권과 취소권은 여전히 미국 정부에 있습니다. 동일한 작업장에서 2회 이상 식품 안전 위해가 발견해야 일시적인 작업 중단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협정은 그대로입니다. 도축장 현지 점검에서 중대한 위반을 발견하더라도 도축장 승인 취소를 할 권한도 없습니다. 미국 도축장 현지점검 시에도 여전히 카메라조차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검역주권은 전혀 강화되지 않았습니다.

5. 한국정부는 어쨌든 재협상은 불가능하고 심지어 무역보복도 당할 수 있다는데요?

아닙니다.

정부는 추가협상도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해왔습니다. 그러나 추가협상을 했습니다. 정부는 이제와서 재협상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국제법적으로 재협상이 불가능한 협정은 없습니다. 이번 미국쇠고기 수입고시보다 훨씬 강력한 협정인 미국-페루 자유무역협정(FTA)은 심지어 국회비준이 끝 난 후에도 미국정부가 재협상을 했습니다. 당연히 한미 쇠고기협상의 재협상은 어느 때나 가능합니다.

무역보복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검역협정 때문에 핸드폰을 수입금지하는 식의 무역보복은 한국정부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바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과 미국이 모두 가입해 있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중국과의 마늘파동과 같은 보복조치도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 이전의 무역보복조치였습니다.

이번 한미 쇠고기협상과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정말로 만에 하나 무역보복이 있다고 쳐도 그 액수는 많아야 400억 원 정도 입니다. 국민 1인당 900원인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1년 예산의 0.02%쯤 부담을 하는 것이 무슨 문제입니까?

6.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는 전면 개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한국정부는 한미 FTA를 위해 쇠고기를 무조건 수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4대 선결조건이 바로 미국쇠고기 수입, 의약품 가격인하조치 금지,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세제 금지, 스크린 쿼터 축소였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쇠고기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또 의약품 가격을 깎아서 건강보험재정을 절약하는 것을 금지하고, 배기량이 많은 자동차에게 세금을 더 물려 환경을 보호하는 것도 금지하고, 스크린 쿼터를 통해 한국의 영화를 보호하는 것을 금지하자는 것이 한미 FTA의 선결조건이라면, 이런 협정이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것일까요? 여기에 또 미국쇠고기를 무조건 전면개방해서 한국국민의 생명을 걸면서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면 그런 FTA 과연 왜 해야할까요?

또 한미 FTA에 대해서도 그 내용이 자세히 밝혀지지도 않았습니다. 정부는 먼저 한미 FTA 내용을 소상히 밝히고 국민의 찬반입장을 물어서 결정해야 합니다. 또한 지금 시점은 미국 행정부가 바뀌면서 미국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한국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한국이 미리 국회비준을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더욱이 한미 FTA 찬성입장을 가진 시민이라도 국민 생명과 안전을 내주면서까지 한미 FTA 협정을 맺는 것에 찬성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7. 어쨌든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것 아닌가요?

아닙니다.

유럽이나 일본은 동물성 사료를 아예 금지한 것과 달리 미국은 광우병 발생국임에도 교차오염의 위험이 있는 동물성사료를 여전히 소에게 먹입니다. 또한 미국은 유럽연합이나 일본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로 지정한 부위를 동물사료는 물론 인간 식품원료로도 사용합니다. 또한 일본은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하고, 유럽은 30개월 이상 모든 소와 30개월 미만이라도 위험 도축소에 대해서는 모두 광우병 검사를 하지만 미국은 0.1%미만의 소만을 검사합니다.

또 미국은 30개월 미만에서 뇌, 눈, 척수, 머리뼈, 등배신경절, 등뼈, 창자, 장간막 등을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국규정대로 30개월 미만 쇠고기와 부산물을 허용할 경우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국내에 들어오게 됩니다. 모든 나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거나 연령제한과 부위제한을 엄격하게 하는 것은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국제상식이기 때문입니다.

8. 국내검역을 강화하면 안전이 보장되지 않나요?

아닙니다.

우선 국내검역으로는 30개월 이상인지 아닌지 판단할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살코기, 갈비, 곱창, 혀, 사골, 꼬리뼈 등 한국에 수입되는 부위는 한국에서 몇 개월짜리 인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의 업자가 30개월 미만이라고 딱지를 붙이면 그것을 믿어야 할 뿐입니다. 미국 수출업자들이 나이를 허위로 기재하더라도 적발할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미국에서조차 이력추적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으므로 정확한 나이판정을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에서 하는 소의 이빨로 나이를 추정하는 치아판별법은 미국 교과서(Veterinary Anatomy, 3판, p639)에도 전혀 신뢰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20개월 미만소의 뼈있는 살코기를 수입하려고 치아판정만이 아니라 원산지 및 생년월일을 알 수 있는 이력추적제를 포함한 상세한 나이판정장법을 미국에게 요구했고 이러한 수출증명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출증명 프로그램도 없이 나이 판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더해 광우병 검사는 도축장에서만 가능합니다. 한국에 일단 쇠고기나 부산물이 들여오면 이것으로 광우병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검역으로 광우병을 걸러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9. 미국 사람이 먹는 쇠고기와 똑같은 것을 먹는다고 한국정부는 주장하는데요?

거짓말입니다.

이번에 밝혀진 도축장 현지점검 보고서를 보면 30개 작업장 중 창자부위를 버리는 작업장이 10개였습니다. 미국에서는 곱창을 안 먹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뼈나 사골, 꼬리뼈는 미국에서는 식용부위가 아닙니다. 미국 쇠고기산업의 원칙은 "미국사람이 선호하는 살코기로는 운영비를 충당하고 이윤은 내장과 가죽에서 남기는데 이 내장부위는 수출을 통해 남긴다"라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소비되지 않는 부위를 한국이나 일본에 내다 팔아 이윤을 남긴다는 것이고 이것이 소 한 마리값의 10분의 1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일본은 20개월 미만의 살코기와 뼈붙은 살코기, 중국은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만 수입합니다. 나머지 내장 부위는 이제 한국에만 팔게 됩니다. 이것이 미국축산업자와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정부가 한국의 쇠고기 수입전면개방을 그토록 환영하는 이유입니다. 미국사람들도 안 먹는, 그리고 전세계에서 아무도 안 먹는 미국소의 내장과 등뼈 등의 위험부위를 한국사람만 먹게 되는 것이 이번 추가협상입니다.

10. 정부는 쇠고기 재협상은 없다면서 이번 주에 쇠고기 고시를 강행한다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 추가 협상이 90점은 된다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4월의 협상이 미국기업과 미국정부에게 100점이라면 이번 추가협상은 미국기업에게 90점이 된다는 말입니다. 미국 거대 농식품기업에게 손해 본 것이 하나도 없고 수출할 것은 다 수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정부가 정작 막아야 할 부분은 추가협상으로 하나도 막지 못했습니다. 한국국민에게 이번 추가협상으로는 바뀐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번 추가협상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팔아먹은 또 한번의 사기극일 뿐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재협상을 요구하는데 왜 재협상이 불가능합니까? 우리는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부시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규탄해야 합니다. 국민의 힘은 협정무효 전면재협상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는 정부는 정부로서의 자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