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착오적인 교단장의 정신세계
교단장들 제발 경솔한 발언 하시지 마세요. 교단장이 되었다 하여 당신들 영성이나 인격이 더 높아진 것 아닙니다. 교단을 대표하려면 개신교 정신을 깊이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사회적 발언을 해야 합니다. 기독교 사상은 인권의 수호자 노릇을 하는 것이지, 인권의 박탈자 노릇을 하는 것 아닙니다.
개신교 전통은 구교의 교도권 오남용을 경험했기에 성직자에게 교도권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교단장이 되었다고 하여 자신이 연구하거나 깊이 헤아려 보지 않은 문제에 대하여 남을 주제넘게 가르치거나 명령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개신교 지도자는 전광훈이처럼 기독교를 주제넘게 대변하는 자가 아닙니다. 그런 짓은 종교 파시스트나 하는 짓입니다. 청와대에 가서 기껏 발언한 것이 NAP 인권조항 반대라니요? 그런 수치스러운 주장이 도대체 어떤 신학적 근거에서 나온 것인가요? 자의에 빠진 한기총 전광훈이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미안하지만 그런 조야한 주장을 할 권한이 당신들에게 없습니다. 교단장이라 하여 모든 문제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칙을 어기면 교단장입네 하며 자의를 따라 기독교 신학의 전통을 파괴하는 자가 됩니다. 당신들은 신학의 전문가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당신들 수준에서 통일되고 획일적인 신학적 사고를 요구해선 안 됩니다. 개신교는 다양한 관점을 통해 공동체적 합의에 근거한 신학만이 교회를 건강하게 한다는 이성적인 합의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처럼 성직자 중심의 교도권을 우리는 행사하지 않습니다.
개신교는 성직자의 직무는 존중하지만, 성직자 개인의 우월성이나 특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성직자도 유한하고 죄스러운 인간이라는 믿음 위에서 멈추지 않고 교회 공동체를 개혁해온 전통 위에 서 있기 때문이지요. 교권을 사상적 지배권으로 착각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종교 재판관 노릇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소리를 경청하고 무엇이 선한 하나님의 뜻인지 지혜롭게 숙고하고, 중지를 모아 신앙 공동체 구성원의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일해야 합니다. 국가 기관을 찾아가서 한다는 소리가 신학적 근거가 없는, 속 보이는 특권이나 달라고 주장하는 흰소리를 해댔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P.s. 7월 6일 오늘 아침 NPR 뉴스를 들어보니 독일에서는 2018년 1월 1일부터 증오 스피치를 하는 행위, 증오나 혐오를 담은 비디오를 만들어서 뿌리거나 웹에서 이를 방임하면 50만 유로까지 벌금을 물리는 법이 적용되고 있더군요. 프랑스에서도 최근 법이 통과되어 페북이나 유튜브, 트위터 등에서 증오스피치를 24시간 이상 방임하면 운영자에게 무려 200만 유로의 벌금을 물리는 법이 생겼습니다. 페북은 기존의 직원 수를 배나 늘여 무려 1만 명의 모더레이터를 고용하려 고심중이랍니다. 나치가 유대인을 증오한 역사적 기억을 가진 유럽은 증오 범죄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회의 수장이라는 분들이 세상 바뀐 줄도 모르고 종교가 다르거나 성적 성향이 다른 소수자를 향한 증오 스피치의 자유를 종교의 자유로 허락해 달라고 청원하는 것을 보면 정말 문자 그대로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분들이 독일에서는 범죄자 수준의 증오를 가르치는 자를 강단에 불러 세우고 있습니다. 나는 이분들이 유럽에 가서 성 소수자를 향한 증오를 부추겨 보기를 바랍니다. 벌금 30억 원까지 물어야 하는 범죄자로 몰릴 것입니다. 이제는 그런 짓 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소수자의 인권을 부정하는 자들을 강단에 세우는 짓, 부디 정신 차리고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자식들 그렇게 가르치면, 신앙이 좋은 것이 아니라, 인권 선진국에 가서 증오 범죄자로 몰리게 됩니다.
종교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 그것은 우리와 다른 이들을 증오할 자유가 아닙니다. 부디 정신 차리십시오.
Tuesday, July 16, 2019
교단장들의 시대 착오성
Posted by
Peace and Justice in Solidarity
at
5:4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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