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 놈들의 세상
귀한 것과 천한 것을 몰라보는 그 알량한 속들을 어찌하랴.
그의 마음에 홍인문은 태워 없애도 그만이었다.
70노인 신나를 거머쥐고 성벽을 타고 오르며 생각한 것이
고작 홍인문에 불 질러 세상에 본때 한번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귀한 것을 태워버리는 데는 모두 이골이 나 있다.
교회야 어찌되든 내 욕심을 채우면 그만이라는 자들
홍인문을 태운 자와 그 무엇이 다른가?
생각하는 것이 고작 교회의 본질이야 어찌되든
누가 뭐라 해도 내 식구 손에 쥐어주면 될 일이라니
그런데 이자들이 홍인문에 불 지른 자를 비웃는다.
대학이야 어찌되든 손아귀에 권력만 잡히면 된다는 자들
내 편은 당기고 네 편은 밀어내고 본질을 논하는 자는 쫒아내고
셈하는 것이 고작 학문의 본질이나 진리의 등불이란 흰소리란다
그런데 이자들도 홍인문에 불 지른 자를 보고 화를 낸다.
여기 저기 모여 수군대며 모의하는 소리가 가득한 나라
판검사들 앞장서 진실은 있는 그대로의 것이 아니라
권력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 몸소 실용적으로 보여 주었다.
아 더러운 세상사는 법 이래야 되는 것인가 보다.
세살 아이부터 늙은이에 이르기까지 어리둥절 입을 다물었다.
홍인문 불 싸지른 자, 공교회에 대를 이어 명패 다는 자나
진리의 횃불이 꺼진 상아탑을 휘젓는 권력 모리배나
내 것이라 한 이를 일러 그의 것이 아니라 하는 판검사들이나
진실과 합리성을 찾는 것은 이 시대의 반동이라 몰아 세운다.
.....
여기 저기서 불이 나 귀한 정신들을 태우고 있다.
숭례문에 불이 난 것도 필경 귀천모르는 잡놈들의 세상이 된 까닭이다.
Tuesday, February 26, 2008
숭례문에 불 난 까닭
Posted by
Peace and Justice in Solidarity
at
12:4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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